기산댁오리농부 마장호수점
@gisandeak
경기 파주시 광탄면 보광로 777 1층 (예약 : ☎ 0507-1326-8775)
매일 11:00 - 22:00
- 기산댁 오리농부 마장호수점은 벽초지 수목원 방문 후에 식사하기 좋은 가게이다.
- 오리 요리에 대한 고정관념을 깰 정도로 가성비가 훌륭하다.
- 전체적으로 간이 심심하며, 가정식 느낌으로 아기자기한 매력이 있는 곳이다.
벽초지 수목원을 방문하고 수목원 내에 음식점에서 상당히 안 좋은 경험을 한 뒤에 점심 고민이 깊어지는 와중이었다.
고양시에 가서 점심을 해결하려 하는 길에 발견한 오리고깃집. 저 시선강탈 오리 캐릭터들의 매력에 사로잡혔다.
참숯? 그것도 초벌로 나온다고?
그런데 저렇게 귀여운 오리 캐릭터로 도배를 해놨다고?
갈 이유는 충분했다.
오리고기 맛집 기산댁 오리농부의 개성 넘치는 아웃테리어와 인테리어
널찍한 가게 앞 자갈돌이 깔린 주차장, 귀여운 오리 캐릭터, 깅엄 체크의 식탁보와 톤온톤 의자,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와 룸까지 완비된 가정적인 느낌의 매장.
내가 아는 오리구이, 오리로스 식당이 맞나 싶었다.
무언가 클래식과 정석은 아닌 듯하였으나 정말 신경 많이 쓴 느낌이 들면서 들어가서부터 기분 좋아지는 따뜻한 느낌이었다.
파주 기산댁 오리농원 가격대
사회적인 통념상 오리고기, 오리농원, 오리로스 가게라 함은 하루 반나절 전엔 예약해야 하고, 메뉴의 선택폭이 제한적이며 회전이 빠르지 않은 메뉴이다 보니 가격이 꽤 높은 메뉴이다.
하지만 기산댁 오리 농원은 알고 찾아간 것도 아니고, 예약을 한 것도 아닌데 1~2인 세트를 주문하여 즉석에서 숯불 초벌구이를 준비해주신다. 그것도 꽤 합리적인 가격으로.
생오리 로스 1~2인 '세트' (오리 반마리 + 볶음밥 + 오리 생칼국수) :: 39,000원
생오리 로스 3~4인 '세트' (오리 한 마리 + 볶음밥 + 오리 생칼국수) :: 59,000원
생오리 주물럭 1~2인 '세트' (오리 반마리 + 볶음밥 +오리 생칼국수) :: 42,000원
생오리 주물럭 3~4인 '세트' (오리 한 마리 + 볶음밥 + 오리 생칼국수) :: 63,000원
*여기서 '로스'와 '주물럭'은 통상적인 표현인데, 로스는 굽는다는 의미의 로스트에서 파생되어 별첨 양념없이 구운 것을 말하는 것을 통상적으로 의미하며, 주물럭은 별첨양념 등을 버무려서 굽는 것을 주물럭이라고 한다.
그래서 맛은?
기산댁 오리 농원은 기본 세팅 찬 가지들부터 정겨움이 느껴진다.
관리 잘된 나무 접시들에 나무 숟가락, 젓가락까지.
손맛 느껴지는 피클 김치 각종 찬 가지들과 장, 양꼬치집에서 자주 보이는 시즈닝(시치미)까지.
메인 메뉴(오리주물럭)가 그러하듯 찬 가지들도 간이 세지 않은 느낌이었다. (오히려 좋아)
숙성 생오리주물럭 구이 반마리 :: '매운' 특제 양념에 버무려 야채와 함께 구운 요리이다.
일단 전혀 맵지 않다. 매운걸 잘 못 먹는다 해도 걱정 안 하고 시켜도 된다.
사진과 실물은 거의 무슨 마라샹궈처럼 나왔는데 비주얼이 무색하게 간이 세지 않고, 맵지 않다.
이 맵지 않은 정도가 주관적인 표현일 수 있는데, 신라면을 기준으로도 한참 아래이다.
되려 시즈닝(시치미)을 양꼬치 먹는 것 마냥 잔뜩 찍어 먹었다.
하지만 오리 냄새가 전혀 나지 않았으며 초벌 돼서 나와 그런지 조리도 상당히 빨리됐다.
음식이 나오는 시간은 복불복이 있는 것 같았다. 우리 테이블에선 찬 세팅부터 오리고기가 나오는 것까지 10~15분이 채 안 걸렸는데, 숯불을 갈으셨을 타이밍이랑 맞물렸는지 다른 테이블은 20~30분 정도가 걸렸던 것 같다.
결론은 맛있다.
도화지 같은 맛이었는데, 비주얼에 비해 심심한 맛이 오히려 양파, 시즈닝, 쌈 등으로 다채롭게 먹기 좋은 느낌이었다.
다시 가도 먹을 생각이 있냐고 하면 물론.
오리뼈로 우려낸 칼국수라고 하였다.
주물럭이나 로스에서 살만 다듬고 버려지는 뼈들로 우려낸 건가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조리를 교차로 하신 것도 아니고 오히려 색다른 생각이 들어 마음에 들었다.
심지어 맛도 괜찮았는데 일반적인 호박, 양파, 당근 등이 들어간 칼국수 구성에 육수만 다른 것인데 일반적으로 먹은 칼국수들과 크게 차이가 나지 않았으며 개인적인 바람으론 오리고기를 얹어먹을 수 있게 거의 동시에 제공해주시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볶음밥의 경우 별도로 주문을 하면 준비해주시는데 우리가 흔히 먹는 마무리 볶음밥의 그 맛이 난다.
역시 탄수화물의 마무리는 탄수화물로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메뉴 중 하나이다.
사실 이쯤까지 오면 2인 이서 먹기엔 너무 배불러서 볶음밥을 다 먹는 것이 힘들 지경이었다.
사장님의 겸손함으로 1~2인 세트라고 표현하신 것뿐이지 실제 양을 고려한다면 2~3인 세트가 더 맞지 않나 싶다.
합리적인 가격에 맛과 기대했던 것 이상의 양을 제공한다면 소비자 입장에선 매우 좋은 일이긴 하다.
하지만 많이 남긴 죄송스러운 마음을 담아 다음에 방문했을 땐 명확하게 양을 좀 덜 주셔도 된다고 표현하고자 한다.
2인이 먹기엔 상당히 양이 많았다. (주관적인 의견)
결론,
기산댁 오리농부는 대중교통으로 가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가게이기 때문에 대중교통으로서의 이동은 추천하지 않는다.
가성비 좋고 가정식 느낌의 오리 요리를 먹을 수 있는 가게로 심심한 간이 실력이 부족해서가 절대 아니고, 재료 본연의 매력을 잘 살려서 건강한 식사를 먹는다는 느낌이었다.
가족끼리 벽초지 수목원을 방문했다가 벽초지 수목원 맛집을 찾게 된다면 차로 10분 정도 거리에 위치해 있어서 내부에서 먹는 것보다 강력하게 추천드린다.
번외
본문에서 계속 언급한 벽초지 수목원은 입장료가 다소 비싼 감이 있지만 평지에 날 좋은 날에 정말 잘 꾸며놓은 수목원을 거닐면서 한적한 산책을 즐기고 싶다면 강력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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